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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아나운서 발언 ‘깜찍한 일탈’

기사입력 2005.07.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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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는 아빠와 아이가 같이 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죠”
     
    방송중 나온 황정민 아나운서의 성적인 발언은 ‘깜찍한 일탈’로 마무리됐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에서 “모유는 아빠와 아이가 같이 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죠”라는 진한 성적 농담을 한 KBS 황정민 아나운서는 심의에는 올랐지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27일 KBS 라디오 심의 관계자에 따르면 몇가지 기준에 의해 황정민 아나운서의 멘트를 심의했다고 한다. 우선 의도적이었는가? 선정적이었나? 둘 다 아니었다.

    재발 우려도 없고 특정인에게 혐오감이나 수치심을 주지도 않았다. 따라서 자체 심의정보란에는 제재는 하지 않지만 발언의 수위조절은 필요하다고 썼다. 이 관계자는 황 아나운서가 의도되지 않은 해프닝으로 오히려 즐거움을 주지않았느냐고 말했다.

    KBS 방윤현 심의팀장도 “방송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은 조크 내지는 가십으로 받아들였다고 여기고 문제를 삼지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야 시간도 아닌 출근시간에 나온 공영방송 아나운서의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그냥 웃어 넘길 일만은 아니다. 성인 유머라 치더라도 등교하던 학생들이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했다면 지나친 발언일 수 있다. 당시 뉴스를 전하던 김원장 기자가 황 아나운서의 발언에 웃음을 참지 못해서 잠깐 동안 방송 진행 흐름이 끊기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탈장르화 추세에 따라 요즘 아나운서는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 뉴스를 읽어내려가는 아나운서의 본업만으로는 생존 자체가 위험해졌다. 낭랑한 음성과 거기에 맞는 톡톡 튀는 대사로 매력을 발산해온 황정민 아나운서의 이번 발언도 이런 상황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중요한 건 품위를 유지해야 하고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데, KBS 심의팀은 자체적으로 이 점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연예인에게는 엄청나게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소문난 KBS 심의가 이번에는 상당히 관대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고 정도는 줘도 괜찮을 것 같지만 청취자들 반응 또한 무척 관대하다.

    아침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재밌고 청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무더위를 잊게해 준 한방’이라는 네티즌도 있고, ‘황정민 아나운서 혼내는 못된 상사가 KBS에는 없겠죠?’ 같은 반응이 대세다.

    그런데 만약 이번 발언을 남자가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번 튀어보려고 남자 아나운서가 이런 발언을 했다가는 출연정지를 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 아나운서가 이런 발언을 해도 난리가 나지 않는 진보적인(?) 사회를 바래야 하는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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