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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고환이 두개인 이유

기사입력 2005.05.0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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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개니까 하나쯤이야’방심은 금물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오면 우선 환자의 눈과 코를 응시하며 진찰을 시작한다. 외부 생식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라 옷을 내리게 하고 관찰을 하면 음경과 고환이 시야에 선명히 들어온다.

    얼굴엔 코와 눈이 두 개요, 아랫도리엔 음경과 고환이 두 개다. 하나는 역삼각이요, 또 다른 하나는 정삼각이다. 생김새와 짜임새가 참으로 비슷하다.

    예를 들어 보자. 얼굴의 간판은 우뚝 솟은 코이며, 코의 구멍은 2개이나 안에서는 합쳐진다. 음경 역시 남성의 상징으로서 음부의 기둥이며 소변 나오는 길과 정액 나오는 길이 합해져 있다. 둥근 공과 같은 안구의 크기가 고환만하고, 두 고환의 매끈한 알 모양과 크기가 그 사람의 눈알 정도이니 꼭 닮았다.

    두 안구가 시신경으로 합해진 것과 두 고환이 정관을 거쳐 사정관으로 연결된 것 또한 비슷한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비교를 잘해 보아도 코가 큰 사람이 음경도 큰 것은 아니며, 두눈이 잘생기고 크다고 두 고환이 큰 것은 아니다.

    그러면 눈이 2개인 것처럼 왜 고환도 2개일까. 물론 고환은 하나만 있어도 생명과 생식에 전혀 지장을 초래하지 않지만 신이 뜻한 바 있어 2개를 만드셨다.

    우선 두눈 사이에 코가 안정감 있게 자리하듯이 양쪽 고환의 사이는 남성의 보물인 음경의 편안한 휴식처가 된다.

    하나일 경우에는 허벅지 사이에서 쉽게 다치고 외부의 충격을 잘 받지만, 미끈한 알이 2개라서 압박이나 충격을 이리저리 피할 수 있다. 설사 하나가 다쳐서 제 구실을 못하면 반대쪽의 고환 하나로도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하며 남성으로서 성기능과 남성다움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또 임질과 같은 성병 후에 부고환염으로 인하여 한쪽 고환에서 정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다른 한쪽이 정상이면 정자 생산과 임신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남성의 정력을 솟게 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생산하고 인간의 근원이 되는 정자를 만드는 공장을 하나만 만들어 위태롭게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한쪽 고환을 함부로 하여 터지게 되면 혈액과 고환 사이의 장벽이 깨져 정자가 흡수되고, 다른 한쪽이 정상일지라도 ‘항정자 항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에 의해 불임이 된다. 또한 한때의 실수로 요도염에 의한 부고환염이 걸린 후 조심하지 않아 반대쪽에도 부고환염이 생겨 불임이 되는 경우도 꽤 많이 있다.

    그러므로 ‘2개니까 하나쯤이야’라는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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