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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입본고사 부활 막을 이유 없다

기사입력 2005.04.3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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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가 29일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시험을 반영하지 않는 대신 논술 비중을 크게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본고사를 부활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대가 교육당국의 ‘3불(不) 정책’의 기조를 거슬러가면서까지 본고사 쪽으로 기운 이유는 현행 입시제도로는 변별력을 기할 수 없고, 따라서 지원학생들의 우열을 제대로 가리자면 더 나은 대안이 달리 없기 때문일 것으로 이해된다.

    교육부는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명분 아래 현재 고1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8년부터 내신 9등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고등학교 간, 그리고 최상위 학생간의 학력격차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뛰어난 학생을 선발해 더 뛰어나도록 가르치고 싶은 대학으로서는 도무지 참고가 안되는 자료다. 수능시험도 그렇다. 반복되는 유형의 평이한 문제로는 지적 능력을 키울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 서울대 신입생 상당수가 기초한자나 미적분도 모르는 상황이 이상할 것도 없다. 이 모두가 교육평등주의 미명 아래 고집해온 하향평준화 정책의 소산이다.

    본고사가 사교육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섞인 지적도 있지만 우리는 기우라고 본다. 일례로 공교육 정상화를 내걸고 내신을 강화한 현재 고1의 경우 과외 과목만 되레 늘리는 반작용이 나오고 있다. 입시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한 사교육 시장이 사그러들기 어렵다면 본고사를 사교육 폐해를 가져올 주범으로 볼 수는 없다.

    본고사를 모든 대학이, 또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치를 필요도 없다. 대학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채택여부를 정하게 하면 된다. 대학이 진정한 실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한다면 그게 곧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이다. 서울대의 새 입시방안을 대입 본고사 전면 부활 논의의 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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