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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보내기 한번 제대로 알아보자

기사입력 2005.04.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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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엔 생략한다지만 … 정해진 예법있으나 생략하는 집도 많아
      
    혼례를 앞둔 신랑집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함(函)이다. 전통혼례에선 함 보내기를 '납폐(納幣)'라고 한다. 혼약이 성립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이다. 함을 싸고, 보내고, 받는 데는 정해진 예법이 있다. 물론 요즘은 간편하게 여행가방을 함 대신으로 많이 사용한다. 또 번거로운 예법을 생략하는 집도 많다. 그러나 함 보내기를 실용적으로 한다고 해도 예법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엔 큰 차이가 있다. 가급적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법을 알아보자.

    ♣함을 쌀 때= 함 안에는 먼저 흰색 한지를 깔고 황랑(노란 비단주머니) 5개를 넣는다.

    여기엔 목화씨, 붉은 팥, 노랑 콩, 붉은 고추, 녹차씨를 각각 넣는다. 농사의 풍요와 자손의 번창, 그리고 부부가 평생 잘 지내기를 기원하는 뜻이다.

    다음으로 채단(綵緞)을 넣는다. 홍단은 청색 종이에 싸 홍색 실로, 청단은 홍색 종이에 싸 청색실로 각각 동심결(同心結)을 맺어 넣는다. 맨 위엔 함 속에 넣은 물건을 기록한 물목기(物目記)를 놓는다. 여행가방으로 대신할 경우 홍색 함보에 싸 함띠를 메면 된다. 함띠 메는 것도 번거로워 그냥 들고 가겠다면 홍색 겹보에 싸가지고 가도 예의에 어긋나진 않는다. 함은 나전칠기가 아니더라도 뚜껑이 있는 네모진 상자면 된다. 종이로 만든 지함, 대나무 제품도 있다.

    ♣보낼 때= 혼서를 잘 챙겨야 한다. 혼서란 신랑 측 혼주가 신부 측 혼주에게 함을 보내면서 누가, 누구에게, 왜 보내는 예물인가를 정중하게 써보내는 서신이다.

    함에 넣지 않고 '근봉(謹封)'이라 쓴 봉함지 3개를 위·아래·중간에 끼워 집사(執事) 역할을 하는 신랑의 친척 한 사람이 혼서함이나 상자에 넣어 따로 들고 간다. 혼서는 예를 갖춰 혼인했다는 증거가 되며 평생 소중히 보관해야 한다.

    함 보내는 당일엔 함진아비 등 함을 가지고 가는 모든 사람이 정장을 하고 신랑댁 어른께 절한 뒤 떠난다.

    ♣받을 때= 신부집은 함 받을 장소를 준비하고 대문을 열어둔 다음 함을 가지고 온 신랑 측 손님을 맞이해 안으로 안내한다.

    특히 예탁상 위에 봉채떡시루를 올려놓고 홍색보로 덮어놓는다. 봉채떡은 찹쌀과 찧지 않은 통팥으로 만든다. 떡 가운데엔 대추와 밤을 놓았다 신부감에게 먹인다. 봉채떡은 칼로 자르지 않고 집 밖으로 내보내지도 않으며 집안에서 나눠 먹는다.

    함이 도착하면 먼저 신랑 측 집사가 신부 측 집사에게 혼서를 건네준다. 신부 측 집사는 이를 혼주에게 올린다. 혼서를 읽은 혼주가 함을 받겠다고 하면 신랑 측 집사와 신부 측 집사가 함께 떡시루 위에 함을 올려놓는다. 그 후 신부 측 집사는 함진아비 등 손님을 안내해 다과나 주안상을 차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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