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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회택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기사입력 2005.04.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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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기면 5천달러…도박사 유혹에 골 안 넣어"
    60.70년대 ‘아시아의 표범’이 밝힌 요지경 한국 축구
    월간조선 5월호에 밝혀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아시아의 표범’ 이회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월간조선 5월호에 1960~70년대 요지경 같은 한국 축구의 숨겨진 얘기들을 밝혔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이 감독은 “비기면 5000달러를 주겠다는 도박사의 유혹에 공격수들이 일부러 골을 안 넣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1967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컵에서 잇따른 패배로 5·6위전까지 밀려난 우리 국가대표팀은 현지 교포 도박사가 ‘인도와의 5·6위전에서 이기지만 않으면 배당금의 반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이에 이회택을 비록한 공격수들은 일부러 헛발질만 했고, 이 감독은 “도박 바람이 대단해 밤새워 노름을 하고서 잠이 모자라 하프타임 때 조는 선수도 많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이 감독은 북한과의 대치, 극일(克日) 감정 등 당시 정치·사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기사에 따르면, 1966년 북한의 월드컵 8강 진출에 놀란 정권이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을 앞세워 유망 선수들을 징발해 ‘양지팀’을 만들었고, 김 중앙정보부장은 70년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에만 나가면 선수 18명 전원에게 집 한 채씩 사줄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대학졸업 후 포항제철에 입단한 이 감독은 박태준 전 포철회장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박 회장은 신일본제철 축구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포철 선수들에게 “일본 놈들은 누를 수 있는 데까지 눌러야 돼. 일본에서 ‘도둑질’하듯 제철기술 배워올 때 설움이 많아 한이 맺혔다”고 말했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박 회장은 또 1988년 포항 프로축구단 사령탑이 된 이 감독에게 “올해 우승만 하면 아파트 하나 사줄게”라 약속했고, 이 감독이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오금동 아파트는 그때의 ‘전리품’이라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

    최근 한국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이 감독은 자신의 계보를 잇는 스트라이커로 차범근-최순호-황선홍을 꼽았다. 기사에 따르면 이 감독은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손꼽히는 박주영·차두리에 대해 “차두리는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박주영은 테크닉과 지능플레이가 압권”이라며 “둘을 합쳐놓을 수만 있다면 진짜 대물(大物)이 될 텐데…”라고 말했다.

    외국인 감독들에 대해서 이 감독은 “행운아 히딩크는 월드컵 4강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코엘류 감독은 좀 억울한 편이고, 현 사령탑 본프레레 감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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