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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가 설치한 1200년전 목책 ‘방치’

기사입력 2005.02.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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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唐 해적 막으려 완도군 해안 1000여개 설치 

     해상왕 장보고가 828년 완도 청해진에 설치한 1200년 전의 통나무 목책(木柵)이 방치되고 있어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 완도군 장좌리 장도(장군섬)섬 입구에서 남쪽 해변 선착장까지 해안을 따라 설치된 총 연장 331m의 목책(원목렬)은 장보고가 당나라 해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시설물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목책은 모두 1000여개. 직경 30㎝ 크기의 소나무로 만든 통나무가 해안을 따라 일렬로 촘촘하게 땅속에 묻혀 있다. 하지만 지상에 노출된 수십개의 통나무는 대부분 썩어 없어지고 땅속에 묻힌 부분만 남아 있는 상태다. 당시 어른 키보다 컸던 통나무들이 바닷물과 햇빛에 노출되면서 썩어 지금은 밑동만 10㎝ 정도 남아 있다. 여기에 밀물 때면 바닷물에 잠겨 밑동엔 따개비 등의 조개류가 달라 붙어 부식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문화재청은 1984년 청해진 본영이 설치됐던 장도를 사적으로 지정,토성 등은 복원하고 있으나 무관심속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목책에 대한 보존대책은 없는 실정. 청해진 유적 복원 시공사인 ㈜토정의 박종웅씨는 “목책이 청해진의 유물로 밝혀지기 전엔 주민들이 장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톱으로 잘라가기도 했다”며 “하루빨리 보존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밑동마저 썩어 사라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완도군청 곽태웅 문화관광과장은 “학자들 사이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관을 씌우자는 주장과 함께 인위적으로 유리관을 씌우면 되레 부식이 가속화된다는 반론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용도와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목책 복원은 전문가의 연구와 고증을 거쳐 시간을 두고 추진될 사항”이라면서 “현재로서는 표지조사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장보고가 청해진 본영인 완도의 장도 해변에 길게 줄지어 설치한 통나무 목책이 부식으로 인해 밑동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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